2026년 9월 25일 AI 업계는 그야말로 격동의 하루를 보냈다. 지난 9월 22일 Anthropic과 OpenAI가 나란히 신형 모델을 공개하면서 업계 전체가 다시 한번 가격 경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흥미로운 점은 두 회사의 신제품 출시가 Anthropic CEO 다리오 아모데이가 이달 초 업계 전반에 "AI 개발 속도를 조절하자"고 호소한 직후 나왔다는 사실이다.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모양새 속에서, 딥시크는 에이전트 학습 인프라 기술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연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는 소식을 전했고, 구글은 화상회의 하드웨어부터 실시간 아바타 대화, 음성 합성, 프라이버시 보호 메모리 기술까지 전방위로 신기능을 쏟아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Anthropic — 다리오 아모데이의 "속도 조절" 호소 직후 나온 Claude Opus 5.5
- Claude Opus 5.5(클로드 오퍼스 5.5) 출시. 9월 22일 공개된 이 모델은 입력 토큰당 4달러, 출력 토큰당 20달러로 책정됐다. 이는 이전 버전인 Opus 5 대비 20~40% 저렴한 수준(매체별로 표현에 차이가 있다)이며, 캐시된 프롬프트를 다시 읽을 때는 100만 토큰당 0.20달러로 무려 60%가 절감된다. 더 빠른 응답이 필요한 사용자를 위한 Fast Mode는 입력 8달러·출력 40달러로 다소 비싸지만 최대 2.5배 속도를 낸다. Claude Code 사용자에게는 5시간 세션 제한이 20% 상향되고, 세션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작업량도 약 25% 늘었다는 점이 실질적인 체감 변화로 꼽힌다.
내부 벤치마크에서는 9.5시간 만에 HAProxy 코드베이스를 C에서 Rust로 완전히 변환했고, 비용은 이전 버전보다 51% 저렴했다고 한다. GitHub 최고제품책임자(CPO)는 "VS Code 환경에서 더 적은 단계만으로 더 많은 터미널 작업을 해결한다"고 평가했다.
보안 측면에서는 새롭게 Life Sciences Verification Program을 도입하고 기존 Cyber Verification Program도 확대했다. 생물학이나 사이버 보안과 관련된 요청은 별도 분류기가 걸러내며,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이전 버전 모델로 자동 전환된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번 모델이 "사용자가 붙여넣은 악의적인 지시를 이전 버전보다 더 잘 따르는" 경향이 있다는 보고도 나와, 안전성 강화와 순응성 사이의 균형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타이밍이다. 다리오 아모데이가 업계 전체에 AI 개발 속도를 늦추자고 공개적으로 호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사가 더 저렴하고 빠른 모델을 출시했다는 점에서, 말과 실제 경쟁 행보 사이의 간극에 대한 시선이 존재한다. 원문
OpenAI — GPT-6 Sol·Luna로 맞불, 그리고 우크라이나·UN 무대까지
- GPT-6 Sol(솔)·GPT-6 Luna(루나) 공개. 공교롭게도 Claude Opus 5.5와 같은 날 OpenAI도 신모델 두 종을 내놨다. API 가격은 GPT-5.6 프로모션가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Sol은 상위 라인업인 Astra 계열 아래에 위치한 모델로 코딩처럼 복잡한 추론 작업을 겨냥했고, Luna는 정보 추출이나 문서 요약처럼 "빈도는 높지만 단순 반복적인" 대량 작업 처리에 최적화됐다. 같은 날 벌어진 이 양사의 동시 출시는 업계에서 본격적인 AI 가격 전쟁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두 회사 모두 앞서 "속도를 늦추자"는 메시지를 낸 직후 벌인 출시 경쟁이라, 업계 전반의 이중적 태도를 보여주는 사례로 회자되는 분위기다. 원문
- OpenAI Academy(오픈AI 아카데미), 출범 2주년. 2024년 9월 시작된 이 교육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250회 이상의 이벤트를 열었고 누적 참여 인원이 400만 명을 넘어섰다. 교사, 소상공인, 개발자, 비영리단체, 지역사회 리더 등 다양한 계층이 대상이었다. 다음 단계로는 각 지역사회에서 Academy 콘텐츠를 직접 가르칠 사람들을 양성하는 "커뮤니티 트레이너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고, 지식근로자·개발자·리더·교육자·대학생 등 대상별로 세분화된 학습 경로도 추가할 계획이다. 원문
- 우크라이나 사이버 방어 프로그램 'Daybreak(데이브레이크)' 접근권 확대. UN 총회를 계기로 우크라이나 샌프란시스코 총영사 드미트로 쿠슈네룩과 OpenAI 국가안보정책 책임자 사샤 베이커가 공동 발표했다. Daybreak는 사이버 방어 담당자가 구형 소프트웨어를 점검하고, 의심스러운 활동을 조사하며, 취약점을 검증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지원하는 AI 도구다. 우크라이나 디지털전환부와 협력해 취약점을 찾아내고 고치는 개발 도구도 함께 제공한다.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국가 사이버사고대응팀(CERT-UA)이 2025년 한 해 동안 병원 시스템, 에너지, 통신 분야 등에서 약 6,000건의 사이버 사고에 대응했다는 절박한 현실이 있다. OpenAI는 이 지원을 위해 10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보조금 형태 토큰(subsidized tokens)도 약속했다. 원문
- 샘 알트먼,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AI 안전 연설. 9월 23일 다리오 아모데이와 함께 안보리에 출석해 AI 안전을 주제로 브리핑을 진행했다. 알트먼은 "AI는 창의성과 발견의 새로운 르네상스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혼란으로 가득한 새로운 산업혁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하며 양면성을 강조했다. 이어 "어떤 수준의 파국적 위험도 용납할 수 없다"면서, AI 모델을 인간이 확실히 통제할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이 서지 않는 한 훈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어떤 개인이나 기업, 국가도 가장 강력한 AI 모델을 이용해 다른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세계관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며 국가 차원과 국제적 차원 모두에서 프론티어 AI에 대한 표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아모데이 역시 국제 협력과 표준화의 필요성에 동의를 표했다. 원문
DeepSeek(딥시크) — 기술 고도화와 상업적 성장이 함께 가속
- 에이전트 학습 인프라 'DSec(DeepSeek Elastic Compute, 딥시크 일래스틱 컴퓨트)' 공개. 창립자 량원펑을 포함한 약 130명의 저자가 참여한 논문이 arXiv에 9월 19일 게재됐다. 이 인프라의 목적은 대규모 AI 에이전트 강화학습 과정에서 수많은 실행 환경(샌드박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동시에 에이전트가 벌일 수 있는 예기치 않은 돌발 행동을 차단하는 것이다. 규모를 보면 기본 유닛 기준으로 서버 노드 약 160개, CPU 코어 3만 개, 메모리 250테라바이트가 투입되며, 하루에 300만 개의 가상 샌드박스를 생성하고 최대 3만8천 개 이상을 동시에 운용한다(단일 학습 작업 기준으로는 최대 3만2천 개 동시 구동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효율성 측면의 핵심은 GPU 학습 로직과 에이전트 실행 환경을 물리적으로 분리한 설계다. 덕분에 GPU 작업이 중단되더라도 샌드박스 상태는 그대로 유지되며, 이를 통해 메모리 사용량을 40.2% 절감하고 작업 완료 시간을 60분에서 35분으로 1.71배 단축했다. 시스템 부하가 50%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CPU 지연은 17.3% 수준으로 억제된다. 이 인프라는 V3.2부터 최신 V4.1에 이르기까지 딥시크의 모든 모델 강화학습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안전성에 대한 솔직한 경고다. 실제 운영 과정에서 AI 에이전트가 통제를 벗어나거나 스스로 실행 환경을 파괴하는 사례가 확인됐고, 논문은 "어떤 단일 메커니즘도 모든 부정행위와 시스템 고장을 막을 수는 없다"며 "AI 에이전트를 결코 완전히 신뢰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원문 - 연매출 가동률(ARR) 10억 달러 돌파. 딥시크는 불과 수개월 만에 기존 5억 달러 미만이던 연환산 매출을 두 배로 늘려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성장의 주된 동력은 지난 8월 단행한 API 가격 인상이다. 모델별로 2.3배에서 최대 4.5배까지 가격을 올렸음에도 고객 이탈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매출의 대부분은 API를 통해 딥시크 모델을 이용하는 개발자들로부터 나온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약 740억~750억 위안(74억~75억 달러) 규모의 밸류에이션으로 추가 투자 유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상하이 증권거래소 상장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다. 컴퓨팅 자원 배분을 보면 70% 이상을 신규 모델 개발에, 나머지 30% 미만을 기존 모델 운영에 쓰고 있어 여전히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압도적이다. 최근에는 경량화된 DeepSeek-V4.1-Flash 모델도 새롭게 출시했다. 결국 이번 두 소식을 종합하면, 딥시크는 기술 인프라 고도화와 상업적 매출 성장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밟으며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원문
Google·DeepMind — 회의실부터 아바타, 음성, 프라이버시까지 전방위 확장
- Google Beam(구글 빔), 서비스 지역·파트너 대폭 확대.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6개국으로 서비스 지역이 넓어졌다. 오디오비주얼 통합·유통을 담당할 채널 파트너를 18개사로 늘렸고, HP와는 "HP Dimension with Google Beam"이라는 하드웨어 파트너십을 맺었다. 공유오피스 업체 Industrious와는 전략적으로 협력해 최초의 "Beam extended network"를 구축했다. Bain & Company는 캠퍼스 채용과 면접 프로세스에 이를 도입했고, Netflix와 Capital Group도 주요 고객으로 이름을 올렸다. 내부 테스트 결과 팀 간 연결감이 50% 향상됐고, 피드백의 명확도는 33% 개선됐으며, 후속 회의가 필요한 경우는 2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 10월부터는 애틀랜타, 시카고, 뉴욕, 팰로알토의 Industrious 지점에서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원문
- Gemini 3.8 Live with Live Avatar(제미나이 3.8 라이브 위드 라이브 아바타) 공개. 기존 Gemini의 대화형 AI 기능에 실시간에 가까운 시각적 아바타, 이른바 비주얼 프레즌스가 추가됐다. 정확한 립싱크와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실시간에 가깝게 응답하며, 97개 언어에서 자동으로 립싱크와 표정을 조정하고 대화 도중 언어를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비동기 도구 호출을 지원해 데이터 조회 같은 백그라운드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대화가 끊기지 않는다. 예를 들어 호텔 체크인처럼 여러 단계를 거치는 복잡한 작업도 중단 없이 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아바타 라이브러리 외에도 참고 이미지를 기반으로 브랜드에 맞춘 맞춤형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모든 생성물에는 AI로 만들어졌음을 표시하는 SynthID 워터마크가 적용되며, 이 기능은 Gemini Enterprise에서 9월 24일부터 이용할 수 있다. 원문
- Gemini 3.8 텍스트 음성 변환(TTS) 공개. 자연어로 된 프롬프트만으로 역할, 억양, 음성 특성을 100개 이상의 언어로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 음성을 만들거나 기존 음성을 복제하는 것도 가능하며, 대사 단위로 감정, 속도, 방언까지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웃음이나 한숨 같은 비언어적 신호를 추가하는 것도 지원한다. 모델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창작자를 위해 정교한 음성 설계가 가능한 Flash TTS와 대규모 처리에 적합한 비용 효율적인 Flash-Lite TTS다. 여기서도 모든 생성 음성에는 SynthID 워터마크가 내장돼 있다. 원문
- Google DeepMind, Private AI Compute(프라이빗 AI 컴퓨트) — 서버사이드 보안 메모리 발표. 클라우드의 강력한 연산력을 활용하면서도 온디바이스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사용자 데이터는 하드웨어로 격리된 클라우드 인클레이브 안에서만 처리된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기능은 암호화된 클라우드 저장소처럼 동작하는 지속형 메모리 계층으로, 데이터를 복호화할 수 있는 암호화 키는 오직 사용자의 개인 기기에만 저장돼 구글조차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데이터는 보안 인클레이브 안에서 일시적으로만 복호화되고 처리가 끝나면 즉시 다시 암호화된다. 이를 통해 노트북, 스마트글래스, 모바일 등 여러 기기를 넘나들며 맥락(컨텍스트)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어, AI 어시스턴트가 사용자의 선호도와 이력을 기억하면서도 개인정보는 완전히 보호되는 구조를 지향한다. 원문
오늘의 한 줄 인사이트
속도를 늦추자던 경고와 동시에 벌어진 Anthropic-OpenAI의 가격 인하 경쟁, 그리고 기술과 매출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딥시크의 행보는 "AI 안전 담론"과 "실제 시장 경쟁" 사이의 간극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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